종잡을 수 없는 의식의 흐름 (빨래 ▸ 여행 ▸ 양말접기)

오늘 빨래를 건조기에서 꺼내 정리하던 중 문득 기나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짐을 싸는 향수에 즐겁게 빠져들었다.

이렇게 일상 자그마한 순간에도 여행하던 날을 떠올리는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특히, 모험을 좋아한다.
모험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누구나 따뜻한 햇살 아래 시원한 바다를 보며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며 한가로이 누워있는 휴양을 좋아하고, 물론 나도 휴양을 좋아한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엉덩이가 근질근질해서 이내 배낭을 메고 미지의 세계로 훌쩍 떠나버리곤 했던 모습이 기억나며 나의 여행스타일이 모험가 스타일임을 또다시 느꼈다.

여행을 할때 항상 배낭과 캐리어를 병행해서 사용했다. 하지만 유럽을 여행할때 한국의 보도블럭과는 달리 고풍적이지만 캐리어를 끌기에 아주 불편한 도로를 자주 만나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숙소를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캐리어는 안 쓰는 짐을 넣어 공항이나 역 코인락커에 보관하고, 배낭에 3일치 옷과 귀중품을 넣어 여행을 하곤 했다.

배낭에 3일치 옷만 넣는다곤 하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양말이 젖어 불쾌하고 냄새나기 일쑤여서 여분의 양말을 더 넣기도 했다.

양말 잘 정리하려면

양말을 고이 접어 배낭에 넣어보기도 하고, 똘똘말아 넣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타 옷들과는 달리 양말은 주먹크기의 원형으로 정리되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어렵다.
배낭에서 공간을 최소한 차지하면서 넣고 꺼내기 편한 정리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보다가 문득 군대에서 배운 정리방법이 떠올라 여행 내내 잘 사용했다.

1. 양말을 준비한다
요리를 하려면 재료가 필요하듯, 양말을 접으려면 양말이 필요하다
2. 발바닥이 위를 향하게 접는다 (단, 양말 각 짝의 뒤꿈치가 엇갈리게 접는다)
발바닥은 하늘, 뒤꿈치는 엇갈리게
3. 이제 발바닥이 맞닿게 포개어 준다
발바닥끼리 포개주자
4. 3등분으로 나누고 접어준다
세 번에 나눠 접어주자
세 번에 나눠 접어주자
5. 가장 뒤에 있는 양말 목을 잡고 뒤집어 까주기
뒤집어 깐 다음에 눌러주면 끝
6. 다른 양말들과 정리하기
차곡차곡
* 비교 *
왼쪽이 기존의 똘똘말아서 정리한 방법 / 오른쪽이 군대에서 배운 정리방법

이번 포스팅이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PTSD가 아닌 추억이 되고, 안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참신한 일상의 꿀팁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여행을 할때, 군 입대 후, 자취방에서 옷 정리를 할때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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