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연인가 조연인가
옛날에 미국 유명채널인 HBO에서 만든 ‘왕좌의 게임’이란 드라마를 즐겨 봤다.
드넓은 세계관과 상상만 했던 판타지 요소들이 나와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당연히 드라마 처음부터 나온 등장인물을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내 감정을 이입하여 같이 화도 내고 고뇌도 하고 흐뭇하게 웃기도 했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며 애착하던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작품에서 사라지며 큰 충격을 받고 며칠동안 침울했다. 슬픈 순간도 잠시, 새롭게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하고, 기존에 존재감 작은 등장인물이 극 중의 중요하고 흥미로운 역할로 부상하며 작품에서 내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애정했지만 어느 순간 퇴장한 그 등장인물은 극이 진행될 수록 어느새 내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갔다.
이 드라마를 보면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고 하찮아 보이던 인물이 드라마 결말에 다다르고 나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시간이 흘러 즐겁게만 보던 이 드라마는 오늘날 뒤늦게 진로 고민을 하는 나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인생의 종지부에서 나를 되돌아본다면
여느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는 지도 모른 채 출근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샤워를 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겁고 까만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듯 직장으로 향하는 자동차 라디오에서 오늘 지구가 멸망한다는 뉴스속보가 들리면 어떤 기분일까?
지금까지 미래의 풍족할 자기 자신을 꿈꾸고 기대하며 열심히 달려왔던 과거가 후회스러울까?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여기서 나의 이야기가 끝난다는 것이 슬플까?
지금의 나라면 후회스럽고 슬프고 분할 것 같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할 것 같다.
Tai Verdes의 “LAst dAy oN EaRTh“라는 노래 가사를 보면 우리의 그런 고민이 잘 녹아들어가 있다.
꾸준히 교회도 다니고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가사는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현재 우리가 그렇게 소소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다가와 애잔하다.
이제 우리도 미래에 근사한 차, 안락한 집, 편안한 노후를 위해 현재 청춘을 꾸역꾸역 파쇄기에 넣어 갈아버리지 말고, 당장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진정으로 하고 싶은것
최근에 존경하는 지인이 추천해준 ‘파이어족이 온다‘라는 책을 읽었다. 내일은 없이 사는 욜로족과 달리 파이어족은 ‘안분지족’의 삶을 추구한다. 특히. 이 책에서 가슴에 와닿았던 글이 있다.
바로 “10가지 목록쓰기 훈련”이다. 어떤 것이 날 즐겁게 하는지 써보는 것이다.
내가 하루동안 고민해보고 써내려간 항목은 이러했다.
- 매일 저녁 가족과 하루를 되돌아보며 따뜻한 식사하기
- 여자친구와 맛있는 맛집에서 데이트하기
- 1년에 2-4주씩 세계를 돌아다니며 글쓰기
- 창의적인 영상제작하기
- 좋은 헤드폰을 끼고 푹신한 쇼파에 눕듯이 앉아 좋아하는 음악듣기
- 늦은 아침 여유롭게 공원 산책하기
- 하루종일 피아노와 기타를 치며 나만의 세계에 빠져보기
- 1주일에 한번씩 영화관 가장 좋은 좌석에서 영화보기
- 마음 맞는 친구들과 커피 한잔하며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
- 블로그에 내 생각이나 지식을 포스팅하기
다 써내려가고 보니 그동안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과소비를 해왔고 잠시 기쁘고 다시 우울해지면 또 과소비를 하는 악순환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저 소소한 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해보고 거기서 조그마한 행복을 느껴보고자 한다.
평생직장 VS 행복
요즘 어른들이 MZ세대를 꾸준함과 끈기를 지적하며 평생직장이 없어졌다며 불안정한 세대라고 한다.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미래의 안정성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는 사다리가 없어졌다거나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성을 탓하기 이전에, 내가 생각했을때는 기성세대가 개인의 행복보다는 공동체의 행복, 특히 가정의 행복을 중시했다면 요즘 세대들은 개인의 행복을 더 추구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가치관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후자에 가깝다. 물론 내 가족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나의 행복이 더 우선인 것 같다. 개인의 행복이 공동체의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필자처럼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물론 정답은 없다.
다만, 필자가 생각했을때는 안정적인 삶이 행복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누군가 그랬다. 배는 안전히 항구에 가만히 묶여 있을때보다 험난한 파도를 맞아가며 바다를 항해할 때 제 역할을 한다고.
안정적이지 않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걸로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러므로 스스로에게 확신이 설때 행복을 찾아 떠나야 후회도 없을 것 같다.
이 글은 새벽에 졸린 눈을 끔뻑이며 다듬지 않은 글입니다. Gomin의 고민거리이니 그냥 넘겨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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