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 내게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희망사항이란 노래에 다 담겨있어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이 답변을 들으면 다들 하나 같이 “결혼하긴 글렀네요“, “혼자 살겠다는 건가요“라고 한다. 그럴때마다 애써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적부터 이 노래를 즐겨 듣곤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변진섭씨의 희망사항이 내 희망사항이 된 것 같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고, 내 말에 늘 웃어주고, 머리에 무스를 바르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는 사람…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남자의 소박한 희망사항들이 모이니, 노래 마지막에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던 중 마침 마지막에 노영심씨가 세상에 그런 여자는 없다고, 자신도 그런 여자에 걸맞는 남자가 좋다고 이야기한다.
조그마한 조건을 하나하나 만들다보면 결국 내게 맞는 짝을 찾기 힘들다.
때로는 내 욕심을 버리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옆은 짝이 아닌 허울뿐인 내 욕심으로만 가득차 계속 빈자리가 될 것임이 뻔하다.
나는 아직 욕심을 못 버렸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