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Home » 가면, 그리고 사람

가면, 그리고 사람

흔히 매체 속 배우들의 인터뷰에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저는 이번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비련의 주인공이 페르소나가 되어 감정이 깊이 이입되어 연기했어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페르소나는 무엇일까.

Persona:가면

페르소나는 ‘가면‘을 뜻하는 그리스 단어가 어원이다.
더 나아가 페르소나는 가면이란 뜻을 넘어 그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연기자’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에 이르러 페르소나는 ‘사람‘을 의미하는 Person의 어원이 되었다.

가면(Persona) -> 연기자(Persona) -> 사람(Person)
Young child posing in Spider-Man costume with turquoise background showcasing imagination.
소심하고 평범한 피터파커도 거미코스튬-일종의 페르소나-을 입고 우리들의 유쾌한 이웃 영웅 스파이더맨이 된다

Person:사람

사람(Person)의 어원과 같이 우리는 수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직장에서의 가면, 모임에서의 가면, 친구 앞에서의 가면, 부모님 앞에서의 가면, 이성 앞에서의 가면 등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연기를 하며 세상을 헤쳐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고보면 이전에 유행했던 MBTI검사결과를 여러모임에서 나눠보면 반응이 가지각색이었다.
‘네 MBTI가 그게 맞아?’라고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래, 어쩐지 그럴 줄 알았어’라고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확실히 그런 측면에서 일리가 있는 격언이다.

아이유 주연 ‘페르소나’ – 다양하고 자극적인 면의 아이유를 볼 수 있어 당시 센세이셔널한 시리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던바의 수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가 150명이라고 한다.(던바의 수:Dunbar’s number)
던바의 수 이론은 ‘완전 절친 5명 – 절친 15명 – 좋은 친구 35명 – 그냥 친구 150명 – 아는 사람 500명 – 알 것도 같은 사람 1500명’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본인 휴대전화에 저장된 수많은 연락처를 찬찬히 살펴보아라. 과연 이 중 맘편히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야구나 축구, 농구 같은 스포츠팀 구성이나 재판 배심원단, 심지어 예수님의 제자들 구성마저 이 범위에서 만들어진 것을 보면 나름 설득력 있는 이론이다.

A sophisticated group enjoying a toast with wine at a stylish dinner setting, celebrating togetherness.
사람이 안정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수, 150명

가면의 무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우리의 사회적 관계 최대치가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가면’이 150개라고 생각해보자. 벌써 피곤하지 않은가.
직장 선배에겐 능력있고 똑부러지는 후배, 직장 후배에게는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선배, 가정에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다정한 가장, 아내에게는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멋진 남편, 식당에서 뜨끈한 국밥을 시킬땐 호탕한 아저씨, 심지어 당근거래를 할 때는 절대 네고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차가운 표정을 짓는 차도남 등 생각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에너지를 가면을 쓰는데 쏟아붓고 있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우리는 그 가면의 무게를 못 견딜 때가 있다.
그래서 관계를 끊고 혼자가 되고자 한다.
요즘은 이것을 ‘관태기‘라고 명명한다고 한다.
가면을 쓰지 않고 오롯이 맨 얼굴로 가볍게 있을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4년 전 직장 상사가 초년생들을 모아놓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고 물었을 때, 나는 ‘뜨거운 물을 맞으며 생각에 잠기는 샤워시간이 제게 힐링 시간입니다’라고 답했던 것이 생각난다.
어쩌면 매일 매일이 긴장되었던 첫 직장에서의 가면이 내겐 버거웠나보다.

그 때의 가면의 무게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무겁지 않다.
수많은 에피소드를 낳으며 하루하루 헤쳐나가다보니 사회적 역치가 오른 것이다.
그렇다. 가면의 무게가 무겁다고 혼자만의 세계에 매몰되어 사회적관계를 모두 끊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내 가면의 무게를 견뎌 내 역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Person has Persona, Inevitably

사람(Person)은 초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사회적 관계를 맺고 이어나가는 것은 사람이란 종의 숙명이다.
사회적 관계에 있어 일종의 가면(Persona)도 필연적이다.
피할 수 없다면 이겨내자.

사람:삶이란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

우리는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배우이다.
다만, 이 삶이란 무대에서 ‘나’란 배우가 주연일지, 조연일지, 심지어 지나가는 행인일지 각본을 쓰는 것은 ‘나’이다.
가면의 무게를 버티고, 명품 배우로 거듭나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여러분 각자의 무대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여러분을 찬란하게 비추고 박수갈채가 쏟아지길 응원합니다.

인생의 막이 내려갈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0 글이 마음에 드시면 하트를 눌러주세요! 행복한 고민이 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