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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을 할 때마다 내가 자꾸 허물어진다

어느 한적한 날이었다.
시를 좋아하는, 몸만 커버린 낭만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보이지 않는 무한한 선이 세상으로 뻗은 빛나는 창을 뚫어져라 보며 연신 자판을 두드렸다.
알고리즘이 이끌었는지, 소년의 마음을 이끌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한 시인의 시가 선명히 소년의 가슴에 뛰어들었다.
그 시들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린다.

결말이 따뜻한 한 편의 소설 속
너와 내가 주인공이길 바랐지만
너와 행복과 슬픔, 그리고 일생을 읽는 동안
나는 등장하지 않았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지문에 눈물만 묻혀가며
말없이 페이지를 넘길 뿐이었다.

소설 속 나의 이름은 고작
‘너를 앓으며 사랑했던 소년 1’이었다.

등장인물, 서덕준

잠은 전생에 죽음을 목도했다는 흔적인데
잘 때마다 네 꿈을 꾸는 것은
너를 참혹하게도 사랑하다 죽었다는 거겠지

장례와 전생의 밤, 서덕준

당신과 불현듯 스친 손가락이
불에라도 빠진 듯 헐떡입니다.

잠깐 스친 것뿐인데도 이리 두근거리니
작정하고 당신과 손을 맞잡는다면
손등에선 한 떨기 꽃이라도 피겠습니다.

손, 서덕

너는 어긋나게 접힌 어느 한 페이지
네가 접힌 곳이 밤마다 쉽게 들춰진다

창백한 밤,
새벽은 비겁하기도 하지.

채도 없는 그때의 기억을 입술로 베껴 쓴다.

네 생각을 할 때마다
내가 자꾸 허물어진다,

필사본, 서덕준

그의 속이 궁금하다.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시상이 가득한 그의 머릿속과 가슴속이 궁금하다.
분명 따뜻하고 포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만 알고 싶지만 이제는 여러분께도 알려드려야 도리에 맞다는 생각이 들어 그 시인의 인스타그램을 공유한다.

서덕준 시인의 글 모음: https://www.instagram.com/seodeokjun

차갑고 매스꺼운 말이 오고가는 현대사회에 그의 따스한 글귀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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