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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일광욕

우중 일광욕

– 고 민 –

늘 그렇듯, 아침에 비가 오나 하늘을 한번 쳐다보았다.
우중충하지만 시원한 가을바람이 내 몸을 감싸 괜스레 들뜬 마음이 든다.

비가 내린다.
회백색 바닥이 어둡게 변한다.
걱정과 아쉬움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저기 저 멀리 여전히 밝은 빛을 연신 뿜어내는 햇님이 보인다.
오늘 기어코 햇님의 품에 안기고야 말겠다 다짐한다.

바람과 햇님의 시합에 햇님이 이긴게 분명하다.
하나 둘 내 몸에서 옷가지를 떠나보낸다.
태초의 상태로 돌아갔다.
가을하늘 하아얀 구름 이불 삼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누워 그저 바라보았다.

하늘을 세 번 올려다보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게 오늘 세 번 하늘을 보았다.
난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비오니 – 시인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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