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한다. 혹자는 직접 두 눈, 두 발과 손으로 느껴야 직성이 풀리고, 혹자는 매체에 나온 생소한 경험을 통해 대리만족을 한다. 어렸을적부터 나는 미디어에 나온 새로운 경험을 참 좋아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1박2일’, ‘무한도전’, 남들이 보기엔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자연 다큐멘터리 등 나에게 늘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자 미디어에선 여유로운 여행스타일의 ‘꽃보다’시리즈가 나왔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에 힘입어 ‘윤식당’, ‘삼시세끼’ 등 휴식을 주제로 한 컨텐츠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콘텐츠를 몇번 보다가 말았다. 이미 새로운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체험해봐서 식상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그 프로그램에는 ‘열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바쁘고 험난한 일상 속에서 그러한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 휴식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히려 ‘신서유기’ 같은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계속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기존의 틀을 깨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등장인물들이 내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신서유기’ 같은 프로그램도 소재의 고갈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내게 너무 익숙해졌고, 식상하게 다가와 더이상 보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 여행채널을 보게 되었다.
도전하는 여행자, 탐험가
이 채널을 2019년에 처음으로 접하였다. 직접 여행을 하며 여행 속에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 본인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신선했고, 유명한 관광지만 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오지, 폐가를 탐험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마치 어렸을적 동경했던 탐험가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유튜버를 보고 나는 2019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2020년 1월초 터키~발칸반도~이베리아반도를 여행하였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적고, 이동경로도 직접 찾아야했다. 그 당시에는 용감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식했다. 하지만 그 경험은 그 이후의 내 인생에 있어 조그만 열정의 불씨가 되었다.
이렇듯 한 사람의 기록이 타인에게 큰 영향이 되기도 한다. 그냥 나는 길을 걸었고, 발자국을 남기기만 하면된다. 그러면 그 발자국은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 발자국을 남긴 나 자신에게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멋있고 존경스럽다.
빠니보틀이란 유튜버는 지금 쉼을 갖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게 직업이 되고 일이 된 순간 더이상 즐기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다른 유튜버들을 찾아 지루한 일상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여행을 통해 도전하는 자
비보이의 세계일주 [브루스리 TV]
이 유튜버는 비보이를 하며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다. 소극적인 나와 달리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춤도 추며 여행을 하는 멋진 사람이다.
곽튜브KWAKTUBE
이 유튜버도 나처럼 빠니보틀에게 자극을 받고, 대사관 직원을 그만두고 여행을 하는 사람이다. 이 유튜버 덕분에 여행을 하며 기억에 남는 것은 여행지가 아니라 거기서 만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 인간적이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여행가 제이 [Jay world traveler]
이 유튜버도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며 여행하는, 말 그대로 ‘유튜버’의 대명사라고 생각한다. 방구석에 앉아 비슷한 컨텐츠만 하는 사람들보다 이렇게 직접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이 더 좋다. 늘 내게 도전이 되는 유튜버다.
노마드션 No mad Shaun
요즘 가장 많이 보는 유튜브 채널이다. 남들이 보기에 늦은 나이에 기존의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이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멋있었다. 영상을 보면 이 유튜버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불합리한 것에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하며 싸우는 모습이 사뭇 소극적인 나와 달라 멋있었다. 그러나 이 유튜버는 낭만적인 것을 좇는다. 아름다운 폭포 근처에서 캠핑을 하기도 하고, 해변가에서 어부들의 어업활동을 보기위해 가기도 하고, 전통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서 아름다운 해변가를 돌아다니기 위해 여러 중고장터를 돌아다닌다. 매번 영상을 볼때마다 나와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그의 모습에 부러움과 갈망이 솟구쳐 오른다.
기록, 인생의 포트폴리오
지금까지 소개한 유튜버들의 영상 중 QnA 영상이나 본인이 걸어왔던 삶에 대한 이야기는 큰 자극이 된다. 누군가 보면 한량일 수 있고, 누군가 보면 인내심 없는 MZ세대라고, 인생 맘대로 사는 YOLO족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찾고 있는 중이고, 남들이 안해본 다양한 경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인생이라면 그들은 자신의 발자국을 기록하지도, 보여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도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수많은 사진, 영상을 찍어 내 발자국을 간직했다. 하지만, 내 발자국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다. 나는 이 블로그에 소중히 간직해온 내 발자국을 조금씩 보여주고자 한다. 내 발자국은 여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각과 경험이다. 여행 유튜버들이 내게 자극이 되었던 것처럼 나의 글이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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